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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형섭
  홈 URL  http://www.2xlife.com
  제    목  무언가가 어렵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그 일을 하는 이유

 

2013 6월은 제게 기념비적인 달입니다. 태어나서 운동을 가장 꾸준히 했던 한 달이었거든요. 이전까지의 제 운동 실천 일수는 한 달 평균 8일입니다. 그러던 제가 지난달에는 운동을 16일이나 했네요. 평소보다 2배나 많이 실천한 것입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근육이 생겨서가 아닙니다. (마른 체형의 나는 근육질과는 거리가 멀지요.)

 

기분이 좋았던 까닭은 '16'이란 숫자가 나를 이겨낸 결실이기 때문입니다공부가 더 즐거운 저로서는 운동하러 가려는 순간마다 얼마나 많은 유혹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입니다또 다른 장애물은 날마다 해야 하는 업무로 인한 시간의 부족입니다. 두 가지의 장애물은 착각과 무지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운동 시간을 아까워하는 것은 자동차에 주유하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것과 같습니다. 운동하는 시간은 인생에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 이외의 시간을 더욱 역동적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창조적인 투자의 시간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한 문제는 사실 시간의 부족이 아니라 자기 컨트롤의 부족과 우선순위에 대한 무지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사실 제게 운동은 오늘 해도 되고, 내일 해도 되는 일입니다. 반면 긴급한 업무들은 그날그날 해야만 합니다. 운동을 실천하려면 긴급하지 않은 운동을 긴급한 일들 사이에 끼워 넣어야 하는데, 그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나에게 운동은 그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니 늘 운동은 뒷전이었고, 해가 갈수록 컨디션이 조금씩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달라졌습니다. 운동이 내게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생각은 실제로 운동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운동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의 결론임을 깨달았거든요. 숙제의 중요성을 모르는 학생이 자발성이 아닌 임무에 대한 책임감과 선생에 대한 신뢰로 숙제를 의지로 해내듯이, 나는 날마다 숙제를 해내듯이 운동을 했습니다.

 

16이란 숫자는 내일 하지 뭐라는 말로 나를 유혹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건강관리야말로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는 이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결실입니다. 내 인생을 하루라는 단기적인 시선이 아니라 수십 년이라는 장기적인 시선으로 내다보려는 노력이었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대신에 나를 더욱 잘 컨트롤하여 운동을 먼저 실천한 결과입니다.

 

꼴랑 한 달 운동한 것으로 너무 떠벌리는 것 같아, 변명으로라도 삼을 요량으로 잠시 19세기의 작가이자 비평가인 해머튼의 주장을 살펴볼까 합니다. 그는 지적 생활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려고 쓴 『지적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학문을 좋아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운동을 하기 힘든가에 대해 적어 두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학문을 좋아하는 기질의 인간이 운동 자체를 즐기기는 힘들다. 그들은 운동 속에서도 지적인 매력을 발견하고자 한다. 그들이 서재에 책을 두고 밖으로 나갈 때는 운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또 하나의 책, 자연이라는 무한한 책을 읽으러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 운동에서 지적인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면 만족하지 못한다이것은 어쩔 수 없는 본능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있는 것보다 육체적 활동을 좋아하는 분들이 독서 자체를 즐기기가 힘든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나는 운동을 하러 갈 때마다 해머튼의 말이 떠올라 혼자 웃곤 했습니다. '해머튼 씨는 어쩜 이렇게 운동하기 싫어하는 내 마음을 잘 표현했을까?’ 하는 마음과 나는 오늘 나를 이겨냈군.' 하는 마음이 주는 양가감정의 미소였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쉬운 쪽으로만 해결해 왔습니다. 쉬운 것 중에서도 가장 쉬운 쪽으로만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려운 것을 향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어려운 쪽을 향합니다. (중략) 고독은 훌륭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독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무언가가 어렵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되어야 합니다.릴케

 

온갖 좋은 것들이 어렵습니다. 사랑이 그렇고, 남을 배려하는 일이 그렇습니다. 제게는 운동도 어렵습니다. 어려워서 어려운 게 아니라, 하기 싫어서 어려워진 경우입니다. 어려운 것도 상대적이겠지요. 자신에게 어려운 것들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자주 운동을 하고책을 싫어하는 분들은 종종 공부를 실천하면 삶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어렵다는 이유로 피하는 사람들과 어렵다는 이유로 행하려는 릴케!

 

나는 릴케의 생각을 쫓아 살고 싶습니다매월마다 6월처럼 높은 실천률을 달성하고 싶어서 오늘도 운동을 다녀왔습니다. 숙제를 마쳤다는 개운함이 드네요. 8일 중 4일을 운동했으니 5할을 기록 중입니다. 어려운 일을 행하는 것은 곧 자신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일을 해낸 것이겠지요. 나는 훌륭해지고 싶습니다.


연지원<prasm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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