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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형섭
  홈 URL  http://www.2xlife.com
  링 크 1  http://kto.visitkorea.or.kr/kor/notice/cheongsachorong/SpecialTheme/choBoard/view.kto?instanceId=35&id=420656
  제    목  서촌 통인시장 일대 맛집

할머니 손맛과 셰프의 손길이 공존하는 곳

서촌 통인시장 일대

‘삶이 무료하거든 산에 올라라.’ 어릴 적 어른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다. 이런 말도 들었다. ‘삶이 힘들 땐 바다로 가라.’ 둘 다 살면서 무언가 벽을 만났을 땐 문밖으로 나서란 얘기다. 아주 좋은 말씀이다. 그렇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산이든 바다든 채비를 하지않으면 접근하기 어려운 거리감이 있어서다. 적어도 도시의 생활인에겐 그렇다. 이런 변명을 늘어놓을 때 대안으로 제시하는 게 있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든 시장에 가라’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어른들이 말씀하신 것이랑 다를 것 없는 ‘문밖’이어서다. 여기에 더 매력적인 것은 채비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입은 그대로, 그냥 발만 옮기면 된다. 슬리퍼 끌고 담배 사러 나왔다가 가도 뭐라고 얘기할 사람 없다.

‘문밖’엔 삶을 다잡아줄 뭔가가 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있고, 사람이 아닌 자연이 있다. 동장군의 혹한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산에 오르는 사람이 있고, 바위틈을 비집고 나온 풀이 자라고 있다. 이들을 만나는 건 다른 일상이고 새로운 세상이다. 설사 다르거나 새롭지 않더라도 잠시 잊었던 과거의 어떤 것을 일깨워준다. ‘문밖의 시장’, 특히 재래시장을 권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고 “골라, 골라”를 외치며 호객하는 상인, 산나물 몇 가지를 펼쳐놓고 꾸벅꾸벅 조는 노점 할머니를 보면서 같은 시대를 사는 다른 삶을 확인하게 된다. 뻘건 고무 다라이에서 펄떡거리는 생선, 싱싱한 채소와 알록달록한 과일을 보면서 생명감을 얻는다. 검정 비닐봉투에 콩나물 한 줌 덤으로 담아주는 시장할머니의 거친 손에선 엄마의 품 같은 포근함이 느껴진다. 느슨해진 마음가짐, 답답한 가슴, 온통 뒤엉클어진 머릿속을 말끔하게 치유해줄 것들이 재래시장 안엔 가득하다.

 

그런데 요즘 안타깝게도 현대화란 명분으로 어설프게 개조한 재래시장이 많다. 깔끔한 시설은 좋지만 덤 하나 얻기 힘들다. ‘인심’ ‘인정’으로 대표되는 시장 정서는 사라지고, 정찰제나 1+1처럼 정형화된 대형할인점을 닮아가고 있다. 아쉬워하던 차에 발견한 재래시장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통인시장이다. 통인시장은 최근 급부상하는 마을 ‘서촌(西村)’에 있다. 서촌은 경복궁의 서편 마을. 지하철 경복궁역 2, 3번 출구에서 자하문터널까지 이어지는 도로의 양편, 체부동, 통인동, 효자동 등지를 말한다. 그곳의 중심에 자리한 통인시장. 깨끗하게 정비된 재래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거친 할머니의 손이 있고, 그 손에 들린 덤이 있다. 좌판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의 대화에 사람 사는 냄새가 있다. 서울 한복판에 그런 곳이 있다는 건 행운임이 틀림없다. 통인시장 주변의 서민적인 소박함과 더불어 청와대 앞쪽의 귀족적인 넉넉함도 함께 맛볼 수 있다. ‘과거의 맛과 현재의 맛’ ‘시장의 맛과 한옥의 맛’ ‘된장의 맛과 드레싱의 맛’ ‘할머니의 맛과 셰프의 맛’이 공존하는 곳, 바로 통인시장을 둘러싼 서촌이다. 익숙한 풍경 속에 낯선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곳. 지친 삶을 조금이나마 위안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남아있는 곳. 그곳으로 풍덩 들어가 지친 삶을 벗어날 활력소를 얻어가자.

통인시장의 기름 떡볶이와 도시락 뷔페

 

기름 떡볶이 

 

통인시장의 명물 메뉴는 떡볶이. 그런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국물이 흥건한 빨간 떡볶이가 아니다. 기름에 볶은 별난 떡볶이다. 크기와 굵기도 다르다. 아이들 새끼손가락만 하다. 달달한 흰 떡볶이와 매콤한 빨강 떡볶이가 있다.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그 위에 볶는다. 겉은 살짝 바삭바삭하면서도 속은 쫀득쫀득하다. 코흘리개 시절 먹던 떡볶이의 맛을 못 잊어, 나이 지긋한 40~50대 중년 남녀들이 애들처럼 좌판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다. 뒷모습만 봐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값은 각각 3000원 ‘원조 할머니 떡볶이’집에 손님이 가장 많다. 02-725-4870.

 

 

도시락 반찬 담기

 

세월의 흔적을 살짝 숨기고 현대화된 시설로 치장하면서 등장한 것이 ‘시장 도시락 뷔페’다. 빈 도시락을 들고 시장 곳곳의 반찬가게, 분식집, 떡집 등을 돌며 원하는 음식을 골라 담아 오는 방식이다. 반찬값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500원 또는 1000원. 돈을 미리 엽전으로 바꿔 그때그때 계산하면 된다. 도시락 카페로 돌아와 밥(1000원)과 국(1000원)을 더해도 5000원이면 푸짐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통인시장 도시락 뷔페  

 

시장 구경하면서 골라 먹는 재미, 상인들의 푸짐한 인심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오전 11시~오후 4시. 매주 월요일과 셋째 주 일요일은 휴무. 02-7220-0911.

 

토속촌

 

토속촌 삼계탕 

                                                                                                                                                     <사진제공: 토속촌>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찾던 곳. 일본·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까지 가세해 대한민국 삼계탕집 가운데 가장 손님이 많은 곳이다.

뽀얀 국물이 다른 집 삼계탕에 비해 진하다. 구수하면서도 수프처럼 부드러운 느낌도 있다. 닭은 어른 주먹보다 조금 큰 영계다. 푹 고아서 그런지 살점이 쏙쏙 떨어져 뼈를 발라내는 번거로움이 덜하다. 값은 1만5000원으로 무척 비싼 편인데 점심마다 줄을 잇는 걸 보면 ‘제값’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02-737-7444.

 

카페 고희

브런치 하면 우리말로 늦은 아침 또는 이른 점심을 뜻하는 ‘아점’을 의미하는데 여기는 올 데이 브런치(all day brunch)라고 해서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메뉴가 있다.

 

카페 고희 브런치 

 

미국 가정식 아침 식사인 빵과 오므라이스, 소시지, 베이컨, 샐러드 등이 나오는 A세트는 1만7000원.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의 셰프가 손수 만드는 큼직한 쿠키나 쇼트케이크와 곁들이는 핸드드립 커피도 반갑다. 미술품도 전시하고 있어 허기를 달래면서 그림도 보고, 달콤한 수다도 떨 수 있는 공간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02-734-4907.

 

효자 베이커리

청와대 납품 경력 26년의 동네빵집.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은 실내의 진열대에 빵이 가득하다. 종류만 100여 가지. 매일같이 산처럼 구워내는데도 저녁이 되면 대부분 바닥을 드러낸다. 단팥빵, 도넛처럼 평범한 빵이지만 어떤 빵을 구입하더라도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

 

효자 베이커리 콘브레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콘브레드(5000원). 6개의 빵이 알루미늄 접시 한판에 맞닿아 있다. 부드러운 빵 속에 옥수수 알갱이가 들어있는데 달달한 맛이 재미나다. 02-736-7629.

 

가스트로 통

서촌에서 “응답하라 2014!”를 외친다면 맨 앞자리를 내줄 수 있는 곳이다. 30년 동안 세계 곳곳의 특급호텔에서 일한 스위스 셰프가 차려주는 유럽식 만찬을 맛볼 수 있다. 80년 된 한옥을 유럽식으로 단장을 새롭게 해 포근하고 정갈한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간판의 의미는 ‘미식(Gastro)으로 사람들과 통(通)하고 싶다’는 뜻이란다.

 

가스트로 통 송아지 정강이찜 

 

와인 양념에 재웠다가 육수를 부어 조리한 송아지 정강이 찜이 가장 사랑받는 메뉴다. 점심 코스 메뉴 5만1000원, 저녁 코스 메뉴 6만2000원~9만3000원. 02-730-4162.

 

열정감자(감자집)

 

열정감자 

 

2평 규모의 작은 공간에 메뉴라고는 감자튀김과 생맥주뿐이다. 그렇지만 일하는 젊은이(청년장사꾼)들의 활기찬 기운이 팍팍 도는 곳이다. 감자튀김은 주문과 동시에 튀기기 때문에 따끈따끈 포슬포슬하다. 감자튀김 종류는 일반과 양념 두 가지. 사이즈에 따라 3000원~6000원. 짭조름한 양념감자는 500원 추가다. 생맥주(2000원부터)는 눈금이 그려진 계량컵에 담아내는 게 특징. 문을 열기(오후 5시) 전부터 줄을 선다. 070-7778-4676.

 

 

음식칼럼니스트 유지상 

 

음식칼럼니스트 유지상은 중앙일보 음식기자 출신이다. 해태제과, 한국소비자원에도 근무한 경력이 있어 현장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로 꼽힌다. 저서로 ‘유지상의 테마맛집’ ‘내 남자의 앞치마’ ‘일본요리 쏙쏙 골라먹기’ 등이 있다. 한국음식평론가협회 초대회장, DMZ 10경10미 심사위원장, 2012 ZAGAT 서울레스토랑 선정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 겸임교수로 일하며 MBC 프로그램 ‘찾아라, 맛있는 티비’ 등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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