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은 과거를 반복하게끔 돼 있다.”
- 산타야나(1863~1952), 철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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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은 굴욕의 나날들을 기억합니다. 이들에게 가장 성대한 종교기념일은 유월절(pass-over)입니다. 이 날은 유대인들이 이집트의 노예로 포로생활을 하다가 해방되어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온 기념일을 의미합니다. 이 날 유대인들은 이집트 노예생활 때 먹었던 딱딱한 빵인 ‘맛소’를 먹고, 쓰디 쓴 잎사귀 차를 마시면서 선조들의 굴욕을 다시 한 번 되씹어 봅니다. 이렇게 과거를 기억하는 그들의 전통이 이스라엘 건국의 뿌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어떤 유명 프랜차이즈 대표는 크게 망했던 이전 회사의 직인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고 합니다. 과거의 쓰라린 고통을 되새기면서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입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 돌아보면 과거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음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려움에 빠진 원인과 그 대처방식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고 느낄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과거의 잘못을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과거를 돌아보면 현재보다 더 어렵거나 비슷한 상황임에도 더 잘 대처했던 경험또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자원을 잘 활용하지 못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역시 과거를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삶은 바둑판과 비슷합니다. 놀랍게도 유사한 상황과 패턴이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내가 왜 잘 했고, 왜 못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좋은 수를 둘 수 없습니다. 오히려 넘어진 곳에서 또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의 실패와 성취를 기억하는 사람만이 창조적 긴장을 유지할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법입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 앞에는 진보란 있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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