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중앙일보 이장직] 산더미처럼 쌓인 정보를 모두 섭렵하고 빠듯한 마감시간에 맞추는 능력은 직장에서 최고로 우선시하는 덕목이다.
이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직무와 직책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이 정보는 문서 형태의 직무 내용 설명서(job description)에 담겨 있는데, 입사 후 상사가 넘겨주는 게 보통이다. 아직 받지 못했다면 반드시 상사에게 달라고 요구하라. 당신이 해야 할 업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에게 할당된 일상적 업무를 완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직무 내용 설명서도 입수했으니 시간에 맞춰 완벽하게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하지만 끙끙대며 밤샘을 하거나 아까운 주말을 날려버리지 않고서도 상사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1. 합리적인 목표를 세워라
덩치가 크고 복잡한 일을 맡게 되면 처음부터 압도되어 기가 죽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당신이 하루 만에 겹겹이 쌓인 복잡한 프로젝트를 뚝딱 해치우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업무 목표를 분명히 정해둔 다음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쪼개라. 이들 작은 부분을 각각 완성할 수 있는 시간표를 작성해 일정대로 끝까지 해내라.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일에 먼저 달라붙는 게 좋다. 결국에 가서는 귀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합리적인 목표를 세워 자신이 세운 마감 시간을 지키면 프로젝트를 여유있고도 완벽하게 시간에 늦지 않게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2.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라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데다 정신력까지 모자라면 늑장을 부리게 마련이다. 명확한 방향 설정을 하면 업무 목표를 완수하고 상사의 기대에 부응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차를 몰든지, 캐비닛을 정리하든지, 보고서를 작성하든지 간에 지금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고 원하는 목표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주어진 업무를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계속해야 할지 혼란스럽고 갈팡질팡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상사에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요구하라.
대부분의 경우 한 두 개의 간단한 후속 질문만 던져도 목표를 다시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 내용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부적절한 행동이나 직업상의 무능력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
오히려 당신이 그와 같은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 마감에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3. 동료의 도움을 청하라
만일 정말 궁지에 처했다면 상사에게 곧장 달려가기 전에 동료에게 도움과 조언을 구하라.
동료에게 그 일을 대신해달라고 요구하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명확히 해두라. 정중하면서도 격의 없이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게 잘 먹힐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슬쩍 지나가는 얘기로 업무의 어떤 부분에서 고민거리가 있다고 말하라.
당신의 동료는 십중팔구 과거에 비슷한 문제와 어려움을 겪었을 테니 호의적인 조언이나 안내를 해주는 것이 귀찮다거나 피곤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뜻밖에 곤란한 일을 겪었을 때 곧장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습관화되면 안된다. 너무 서둘러 이 방법을 찾다 보면 당신의 업무 능력과 평판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장애물에 대비하라
책상 앞에 앉아 앞으로 어떤 일을 만나게 될지 알아보고 싶어 매직 8-볼(점치는 장난감)을 살 필요는 없다. 살다 보면 불가피하게 크고 작은 장애물들과 부닥치게 될 것이다.
하드 드라이브가 망가지기도 하고, 독감에 걸리기도 하고, 가장 바쁜 때에 처가댁(또는 시댁) 식구들이 집으로 들이닥치기도 할 것이다. 물론 언젠가 골치아픈 일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을 하면서 초조해하는 것이 썩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미리 예견하고 준비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가령 두 개의 큰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다루고 있다면 언젠가는 불가피하게 시간(그리고 재원) 운용 면에서 충돌이 발생한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가장 어려운 일을 먼저 마무리한 다음 나머지 일에 착수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가? 이러한 가상의 질문을 던지고 과거의 경험에 기대 전반적인 업무 전략을 수립한다면 현재와 미래의 프로젝트를 모두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5. 필요할 땐 '아니오'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라
신입사원들은 처음엔 자기 책상 위에 떨어지는 모든 과제와 잡일을 붙들고 완성해야 한다는 중압감(또는 의무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이들 업무를 빨리 해낼수록 새로운 일은 더 빨리 쌓인다.
주어진 일은 뭐든지 그때그때 처리한다는 신념으로 뛰어난 업무 능력과 철저한 근로자 윤리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 때문에 업무 부담이 급속히 늘어나 나중엔 거의 수습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에게 어떤 프로젝트나 임무를 맡지 않겠다고 거절하려면 뭔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레이건 여사는 "그냥 노(NO!)라고 말하세요"라고 했다.
요컨대 도저히 약속대로 마감 시간에 맞춰 완벽하게 완성해 낼 수 없다고 판단될 때 가외의 업무 지시를 따르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미숙한 것은 물론이고)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경거망동하지 말라. 자기의 분수에 맞는 일을 하라.
6. 지킬 수 있는 것만 약속하라
믿거나 말거나 상사는 당신의 이력서에 씌어 있는 업무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당신을 채용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상사가 실제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써놓은 것을 시킬 때는 양보하지 말라. 업무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라.
상사와 신뢰감을 구축하려면 당신의 직위에 대한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주면 된다. 하지만 약속에 관한 한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 조금 덜 약속해 놓고 더 많이 일하는 게 낫다.
해야 할 일을 적어놓은 목록은 끝이 보이지 않고, 서류 박스는 넘치고, 하루는 너무 짧다.
그러므로 항상 시간에 쫓긴다. 그러다 보면 스트레스.불안.초조.좌절.의기소침에 시달릴 뿐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라. 상사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한다고 해서 당신의 정신 건강이나 웰빙을 해쳐서는 안된다. 직장 일은 어떻게 해낸다고 치더라도 건강까지 잃어서야 되겠는가.
*이 글은 John Peabody의 "Fulfill Your Boss'Expectations"을 옮긴 것입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이장직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lu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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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여유 있는 불우병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