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thing... 퍼온 모든 것... 글, 그림, 사진, 동영상, 뉴스기사 등등

          
View Article  
  작성자  김형섭
  홈 URL  http://www.2xlife.com
  제    목  1인 기업가 재키의 강연

얼마 전 모교에서 특강을 했습니다. 월요일 오전 10시, 15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중강당엔 20대 초반의 여대생들이 가득 찼습니다. 저는 특강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모교에서의 소중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고 후배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었지요. 그런데 특강을 하면서 실망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월요일 오전 시간에 숙면(?)을 취하는 그녀들은 도대체 주말에 무엇을 한 것일까요? 학점을 따기 위해 수강한 수업이라 강의 내용에 별관심이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제 강의가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뜻이었을까요? 그런데 저만 그런 것은 아닌가 봅니다. 20년 경력의 특강 강사 한비야도 ‘수업 태도가 불량한 사람들’ 때문에 속을 끓인 적이 있다고 그녀의 신작 《1그램의 용기》에서 고백합니다. 하지만 강연 시작할 때 이런 말을 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그 비결을 들어볼까요?

“여러분이 어떻게 시간을 내서 오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300여명이 모이셨으니 오늘 강연 시간은 100분이지만 저에게 3만 분의 소중한 시간이 맡겨진 거죠. 와 떨리네요. 어떻게든 여러분의 시간을 알뜰하게 쓰도록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저도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 100분의 강연을 돈 많은 잠재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 자리에서 수백, 수천만 원 심지어는 수억 원까지 모금할 수도 있죠. 그리고 그 후원금으로 재난 현장에 있는 수백, 수천 명의 아이들을 살릴 수도 있을 겁니다. 다시 말해 지금 이 시간은 아이들의 목숨과 바꾸는 시간일 수도 있는 거죠.

지금 이 순간, 제게는 여러분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제 경험, 제 에너지, 제 열정, 제 마음은 몽땅 여러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제 것입니다. 이 시간 이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든지 문자를 주고 받는다든지 하는 사람이 있으면 데이트 신청할 겁니다. 저만 바라보셔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눈길이 저 말고 딴 데로 가는 게 싫어서 강연 중 슬라이드 한 장 사용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100분간 저는 여러분에게, 여러분은 저에게 서로에게만 뜨겁게 몰두하는 겁니다. 100도의 온도, 100퍼센트의 순도로 뜨겁게 몰두했다면 뭐가 남아도 남지 않겠습니까?”

와! 역시 20년 경력자답네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딴짓을 할 수 있을까요? 구본형 선생님도 강연에서 중요한 것은 ‘처음 2분 안에 그들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세계 최고의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으로 막강한 포스를 뿜어내는 사람들이 ‘어디 말해봐. 들을 만하면 들어줄게’라는 자세로 앉아 있는 순간, 선생님은 어떤 말로 강연의 문을 열었을까요?

“나의 첫 말은 침묵이었다. 나는 그들을 기다리게 했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나는 자유롭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겼다. 그들은 나에게 집중했다. 강연이 끝나고 한국 지사장이 내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당신이 부럽습니다. 나는 전문가이고 돈도 많이 벌지만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당신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배워온 지식으로 싸우기 어려우면 인생으로 싸워야 한다. 겉보기는 비슷해 보여도, 내공의 차이는 세월이 인생에 더해준 축적의 결과다. 잊지 마라. 따라서 가장 멋진 강연 속에는 늘 그대의 인생이 들어 있어야 한다.”

아하! 그렇군요. 멋진 강연을 위해서는 나의 인생을 담아 선방(?)을 날려야 하는 거로군요. 구선생님은 이런 팁도 덧붙이셨습니다. 강연이 시작되면 청중을 둘러보고 ‘강연의 파트너’를 찾으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변화에 목마른 사람들을 강연의 표적으로 삼아 일상의 변화를 획책하라는 것입니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은 과감히 포기하고 하루를 바꾸고 일상을 바꾸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라는 것이지요.

초보 강사 재키는 이렇게 좌절하면서 또 한 수를 배웁니다. 강연 초반에 청중을 제압하는 방법을 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한비야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실마리를 찾아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청중을 설득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구선생님의 조언대로,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집중해야겠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제 강연으로 인생이 바뀌었다면 그것 또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니까요.


 
       

918  모두가 망할거라고 생각한 아이돌     김형섭 2016/12/08 450  
917  루쉰이 그렇게 말했으니까..손석희 앵커룸     김형섭 2016/07/26 384  
916  Google이 발견한 10가지 진실     김형섭 2015/12/28 485  
915  남자 나이 마흔에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들     김형섭 2015/12/15 459  
914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글     김형섭 2015/11/15 441  
913  배우 유아인의 인성을 알 수 있는 메일 한 통     김형섭 2015/11/06 429  
912  H그룹 비서실장 이야기     김형섭 2015/11/03 415  
911  웨이트리스는 영수증에 낙서를 끄적였을 뿐인데     김형섭 2015/10/12 443  
910  파란만장 CEO 이야기     김형섭 2015/09/20 509  
909  우리가 체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     김형섭 2015/09/08 507  
 1인 기업가 재키의 강연     김형섭 2015/06/12 502  
907  손정의 - 닥치고 공격     김형섭 2015/06/11 842  
906  스무살에 '잡스'라는 분 알았다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안 썼을 것     김형섭 2015/06/10 669  
905  유럽 축구 명문구단 맨유가 1년만에 완전히 망가진 이유     김형섭 2015/04/07 615  
904  '가지 않은 길' 시도해보기... 마흔의 꿈 찾기     김형섭 2015/04/07 560  

     1 [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62]  다음